Page 61 - 제1회 산림치유 체험수기 공모 수상작
P. 61

나의 소중한 벗, 백양산

                                             이주희

  백양산 전망대에 서면 늘 마음이 알싸해진다. 딱히 보고픈 이가
없는 데도 인간이 간직한 태고적 그리움이 초록과 뒤엉키면서 잊은
줄 알았던 그 감정이 ‘꿈틀’ 하며 되살아난다. 그리움을 담은 아리
한 초록 알갱이들이 폐부를 훑고 심장에 와 닿으면 어느새 까마득
한 옛날에 좋아했던 유행가 한 자락이 입안을 맴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

  옅은 안개 너머로 보이는 아침바다, 손가락만 한 배들, 황령산,
금련산, 배산…… 그리고 그 산들의 품에 안긴 우리 인간들……

  전망대에서 부산을 한번 훑고 나면 마치 백양산의 한 능선이 된
듯, 마음이 넓어진다. 미움도 질투도 울화도 슬픔도 심지어 사랑
까지도 모두 가볍게 다가온다. ‘그까짓 것!’ 대범해지며 울증이
가라 앉는다. 더 넓은 초록 안에서, 영겁의 시간 속에서 그 감정들은
‘한순간, 찰나에’ 지나지 않는데 왜 그리 속을 썩였는지 모르겠다는

                                                                                                                              나의 소중한 벗, 백양산 | 61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