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에코힐링 5호(201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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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피어난 하얀 꽃,
               고마운 섬유 ‘케이폭’

                        케이폭. 이름은 낯설지 모르겠지만,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친숙한 섬유다.
                이불과 베개 등 침구류로 변신해 포근함을 선물해줄 뿐만 아니라, 의료용 탈지면이나 구명동의로 사용되어

                              안전함까지 책임져주는 고마운 섬유. 나무에 피어난 하얀 꽃, 케이폭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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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열대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20m를 족히 넘    상생활에 주로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케이폭은 기능
는 큰 키에 울창한 잎을 자랑하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성이 강조되는 특수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케
나무 키가 5m가 되면서부터 열매가 하나 둘 달리기 시   이폭의 천연 왁스 층은 섬유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
작해서, 다 자라면 대략 600개 이상의 열매를 맺게 된  아줄 뿐만 아니라 물에 뜨는 힘이 강하여 자체 중량의
다. 그리고 열매가 갈라지기 시작하면 그 모습은 한 폭   35배 정도를 띄울 수 있는 부력을 갖고 있다. 구명조끼
의 그림이 된다.                        나 구명정 등 수중구조 제품에 케이폭이 주로 사용되
다 자란 열매가 5폭으로 갈라지면서 솜털에 싸인 종자    는 이유다.
가 나오는데, 불어오는 바람결에 솜털이 날릴 때면 마    또한 케이폭 섬유는 합성섬유인 부직포보다 기름을 빨
치 하늘에서 눈이 떨어지는 듯하다. 열대지방에서 내     아들이는 능력이 4~6배 우수하고 반응시간도 1분 이
리는 포근한 눈꽃, 케이폭 나무 열매 속에 들어 있는    내로 빠르기 때문에 방제작업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솜털이 바로 ‘케이폭 섬유’다.                있다. 그 밖에도 의료용 탈지면, 방음 장치, 글러브 등
눈으로 보기에는 목화솜과 비슷하지만, 케이폭은 탄력     에도 사용되는 등 우리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각종 물
성이 강하고 뻣뻣하여 실을 뽑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품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서로 엉키지 않는 성질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    최근에는 잘 엉키지 않고 뻣뻣해 의류용으로는 부적합
되며 사랑을 받아 온 목화솜과는 달리 외면을 받았던     하다는 단점을 깨고, 다른 섬유와의 혼합을 통해 새로
것이 사실. 하지만 케이폭의 특성을 살린 사용법이 개    운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코튼과 케이폭을
발되면서 이제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혼방해 기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갖춘 섬유로 활용하
섬유’로 자리 잡았다.                     기도 하고, ‘라이크라’를 더해 스판물로 개발되고 있기
가장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은 바로 겨울의 필수 아이     도 하다.
템 베개와 이불!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성질 덕분에 침    때로는 포근한 이불로, 때로는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
구류에 적격이다. 탄력성이 좋아 매트리스나 침낭 등     는 기능성 제품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의 재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주는 고마운 섬유. 열대지방에서 온 하얀 눈꽃송이, 케
그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섬유들이 옷이나 침구 등 일    이폭이 보여줄 다양한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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