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23호]2019+에코힐링+여름호-최종본-고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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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교사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책을 집필하며 인식을 바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환히 웃어주는 김성범 촌
특히 도깨비 숲길을 걷다 보면 삐뚤빼뚤한 트리하우스가 장. 앞으로도 도깨비마을
나오는데, 각각의 집 앞에는 직접 지은 아빠와 아이들의 에 더 많은 아이들이 놀러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작은 집이라도 직접 나무로 집을 짓 와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예상외로 아빠들이 무 가길 바란다고 포부를 전했다.
➊
척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주말에 집에만 있던 아빠들에게 “유아숲체험원을 준비하며 해외 유명 숲을 많이 다녀봤
아이들과 함께 산림을 즐긴다. 모처럼 아이들과 숲에서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 셈이다. 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숲이 아닌 산림이란 표현
9년 여의 노력이 만들어 낸 행복한 변화다. 이 맞습니다. 도깨비마을 숲에는 시원한 계곡도 있고, 오
마음대로 신나게 놀아요 르막길, 내리막길 등 다양한 환경이 조성돼 있어 아무래
김성범 촌장은 답답한 교실에서 말썽꾸러기로 불리던 아 도 평지보다는 아이들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되지요. 앞으
이들이 숲에 오면 오히려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다고 로 꿈은 도깨비마을을 계속 운영해 다양한 아이들을 만
말한다. 한번은 강에서 다슬기를 잡는데, 다른 아이들은 나는 것입니다. 또한 해외와는 다른 우리 만의 숲을 이론
➋ ➌
도깨비 숲길 탐험 ➊~➌ 숲놀이터 놀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싫증을 내고 다른 놀이로 바꾸 적으로 깊게 연구하고 싶어요. 특히 산림교육에 대해 장
는 반면, 말썽꾸러기 아이는 끝까지 혼자 남아 다슬기를 기적인 관점으로 3년 이상 지속적으로 효과를 관찰, 연
바구니 가득 담아오는 걸 보고 많은 걸 배웠다고 한다. 구해 산림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재로 집필한 작품이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도깨비 숲길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 다르죠. 유난히 에너지가 넘치는
도깨비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도깨비 관련 자료를 아이들은 실내에서 산만하다고 평가를 받지만, 숲에 오
모으고 연구를 하며 2001년 6만평 규모의 숲에 도깨비마 “365일 달라지는 숲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면 마음껏 뛰어 놀며 주도적으로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을을 만들었다. 상상 속에서만 만나던 도깨비를 직접 현 놀이를 만들며 배웁니다. 평소 산만한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을 이끌어요. 일관된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 MINI INTERVIEW
실적인 공간에서 구현한 셈이다. 도깨비마을은 숲놀이터 이곳에 오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답니다.” 하는 건 정말 위험하고 안타까운 일이죠.”
와 인형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 공원, 카페 등이 조 김성범 촌장과 이야기하는 사이, 아이들과 어느새 숲놀 김성범 섬진강 도깨비마을 촌장
성돼 있는데, 어디서나 김성범 촌장이 직접 지은 신나는 고, 숲 교육을 이수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차별화가 됩니 이터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개구리가 되기 전 다리가 ‘쑤 “365일 달라지는 숲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만들며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평소 에너지 넘치
동요가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곳곳에는 그가 직접 조각 다. 숲에서 자연물을 가지고 아이들 스스로 만들고, 그리 욱ʼ 나온 올챙이를 보기 위해 연못가에 모였다. 관찰경으 고 산만한 아이들도 이곳에 오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답니다. 정해진 교육 프로그램이 없고, 그날
한 1000여 개의 다양한 도깨비 조각품들을 만날 수 있어 고, 꾸미고, 노래하며 감수성을 키우고 있어요.” 로 꼼꼼하게 살펴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눈앞에서 관찰 그날 날씨, 아이들 기분,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운
진짜 도깨비가 사는 마을 같다. 김성범 촌장은 도깨비마을 유아숲체험원 교육은 조금 다 하고 배운다. 한 시간 넘게 숲길을 올라서일까? 출출함 영하는데요. 저희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
켜보거나 질문에 답할 뿐,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른 시각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보통 숲에서는 안전을 이 느껴질 무렵, 간식시간이 됐다. 각자 집에서 싸온 간
지시하는 건 없어요. 아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활동
숲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요 가장 우선시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에서는 안전한 환경을 식을 꺼내 친구들과 나눠 먹는 아이들. 그 다음은 말 그 할 때, 진정한 숲 교육의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죠.”
“아이들과 숲, 그리고 도깨비는 공통점이 많아요. 변화무 만드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넘어지고 깨지면서 스스로 안 대로 자유시간이다. 찰흙으로 작품을 만들거나, 밧줄이
김소희 아해뜰어린이집 교사
쌍하고, 꿈을 가지고 있지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다 전을 챙길 수 있도록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나 그네 타기, 해먹에서 눕기, 모래놀이 등 아이들은 자
“올 3월부터 5세~7세 아이들과 이곳에 오고 있는
보니 자연스레 교육 분야에 관심이 갔고, 숲과 교육을 접 학부모에게 이런 점은 사전에 충분히 숙지 시킨다. 유롭게 흩어졌다 모이며 즐겁게 놀기 시작했다. 놀이시간 데요. 아이들이 경사진 숲길을 신나게 오르다 보니
목시켜 2014년 유아숲체험원을 개원했어요. 민간 1호로 “사실 아이들은 숲에 가면 알아서 잘 놀아요. 가장 큰 문 내내 유아숲지도사는 아이들이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요 체력이 정말 좋아졌어요. 밥도 잘 먹고요. 장난감
없이도 숲에 있는 다양한 자연물로 신나게 잘 논답
지정되면서 전국에서 전문가들이 많이 방문하시더라고 제는 바뀌지 않는 어른들 시각이죠. 교실에서 숲으로 장 청할 때만 도와줄 뿐,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놀이 규칙을 니다. 또 꽃이나 곤충 이름을 배우고 나니까, 꽃 한
송이도 소중하게 다루게 되고, 친구들에게 더 많이
요. 이곳의 큰 장점은 예술적인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는 소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아이들 행동을 간섭하고, 통제 만들거나, 그늘에서 편히 쉬거나, 밧줄에 오르며 각자 즐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아이들이
점이죠. 교사들 모두 미술, 연극, 문학 등 예술을 전공하 한다면 진정한 숲 교육의 의미가 없지요. 그래서 학부모 겁고 행복하게 자유시간을 채워 나간다. 그런 아이들을 숲을 접하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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