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1. 에코힐링 34호(2022년 봄)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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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숲 쉼표





                                1.5Km로 즐기는 도시숲, 힐링의 공간이 되다               적 특색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디자인이 우
                                도심 속 숲은 이제 낯설지 않다. 수인선 바람길 숲             수하고, 기존 수경시설과 차별성이 있는 열차모양
                                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이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언              디지털코드 선형수경시설은 담당 팀장이 여러 사례
                                제 어디서든 숲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안다. 어린아             들을 견학하고 비교분석하여 기본 개념을 잡고 이
                                이 손잡고 걷는 나들잇길로, 귀가 중 들러 걷는 산책            를 바탕으로 직접 스케치하고 디자인한 독창적인
                                길로, 주말 피크닉을 위해 일부러 찾는 가까운 숲길             시설이다. 이는 담당 팀장(임형만)의 다년간의 경험,
                                로. 수인선 바람길 숲은 인천시민들이 사랑하는 도              상상과 아이디어 그리고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토대

                                심 속 숲이 되었다. 수인선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             로 표현한 정수(精髓)이며 혼이 깃든 새로운 개념의
                                진 바람길 숲은 5가지의 콘셉트로 이뤄져 있다. 숭             조경시설물이다. 아울러, 이 시설물의 철학적 개념
                                의역 입구에서 시작되는 A구간은 수인선 옛 철로               은 이곳을 방문하여 직접 담당 팀장의 설명을 곁들
                                가 가지는 장소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간              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조금 더 걸으면 나오는 ‘기
                                이역이 가지고 있는 기다림의 의미를 표현했다. 입              억의 벽’에는 과거 협궤열차가 운행됐던 당시의 모
                                구에 들어서면 과거 열차를 재현한 선형수경시설이               습을 담은 사진으로 채워 당시를 추억하게 해준다.
                                보인다. 열차를 타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B구간은 오래된 주택가와 인접한 공간으로 주민들

                                의미를 담은 이 공간은 수인선이 가지고 있는 지역              의 쉼터다. 하트 그네벤치, 아치터널, 협궤열차 모양







                                                                                                   C구간 - 포켓 쉼터





 잊혀진 땅에도 봄은 온다  그렇게 방치되던 옛 철로가 새단장을 시작한 것은

 최고로 거듭난 수인선 바람길 숲   2018년부터다. 무단 경작지를 정리하고, 버려진 쓰
 1937년 개통한 수인선 협궤열차는 수많은 추억이   레기와 폐기물도 자취를 감췄다. 인천시 미추홀구
 켜켜이 쌓여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었  청은 ‘수인선 바람길 숲 조성사업’으로 수인선의 옛
 다. 서해안 염전지대에서 생산한 물자를 운반하던   추억을 인천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했고, 2021년
 증기기관차, 사람들의 발이 되어준 꼬마 여객열차  숭의역부터 인하대역까지 약 1.5km의 구간을 5개
 는 당시 인천을 풍미하던 열차로 60여 년을 달렸  의 콘셉트로 구성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
 다. 이후 교통망이 발달하고 대체 교통수단이 생겨  생 시켰다. 수인선 바람길 숲이 조성되고 난 후, 이

 나고 수인선도 지하화되면서 옛 철로는 더는 사용  곳은 이제 시민들의 만남의 장이 되었다. 예전 수인
 하지 않게 되었다.   선을 기억하는 시민에게는 추억을 돌아보는 장소
 수인선 옛 철로는 조금씩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  가 됐으며, 숲이 주는 힐링을 만끽하는 공간이 되었
 라져갔다.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옛   다. 버려진 옛길에 사람들이 찾아와 도담도담 이야
 철로 주변은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이 방치되는 골  기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2021년 녹색도시 우수사
 칫덩이가 됐고, 찾지 않는 땅에서는 무분별한 경작  례 공모전에서 ‘전국 최우수 도시숲’으로 선정되어
 이 이어져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줄어들었다.  인천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했다.



 ECO HEALING  2022 SPRING  VOL_34                                                                      28ㅣ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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