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에코힐링 4호(201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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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vol.4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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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언컨대 숲은

                                        최고의
                                      스승이다

                                  “나무와 새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당신은 조용히 있도록 하라”
                                  페스탈로치의 말이다. 울창한 숲 교실에서 자연을 스승 삼아,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곳. ‘숲유치원’은 곽노의 부회장의 꿈이자,

                                                             우리의 꿈인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다.

                                                                                                                                  writer
                                                                                                                                     박향아

            낯설지만 당연한
            이야기

            해가 뜨면 아이들은 삼삼오오 숲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가방에는 책        연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우고, 신체 발달도 더욱
            과 색연필 대신 수건과 물병이 담겨 있다. 가벼운 가방만큼 아이들의       활발해진다. 아토피 등의 질환이 사라지는 것은 숲이 주는 덤이다.
            발걸음도 가볍다.                                   서울교육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이자 한국숲유치원협회 부회장을
            매일같이 걷는 길, 하지만 숲은 자신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매번 다       역임하고 있는 곽노의 교수. 지금까지의 내용은 그가 인터뷰 시작과
            른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이 힘을 모아 만든 웅덩이는 특별한       동시에 열정적으로 진심을 다해 들려준 ‘숲유치원’에 관한 이야기다.
            놀이공간이다. 오늘도 아이들은 숲에 오자마자 자신들의 웅덩이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숲에는 상상하고 생각할 여지가 없이 정교하게 만        숲유치원을
            들어진 장난감은 없다. 대신 상상력에 의해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한        꿈꾸다
            나무와 돌멩이, 흙과 물이 곳곳에 있다. 어제는 아름다운 연주를 하던
            ‘피리’였던 나뭇가지가 오늘은 멋진 ‘칼’이 된다. 이런 게 숲에서는 너    문득 ‘숲유치원’에 대한 곽노의 교수의 열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무나 자연스럽다. 자연 속 놀이감은 지천에 널려있고, 아이들의 상상       것인지 궁금해졌다.
            력에는 한계가 없다.                                 “제가 숲유치원 출신이잖아요.(웃음) 어렸을 때 민통선 마을에서 살
            숲 속에서는 ‘만지면 안 돼’, ‘하지마’, ‘옷이 더러워지잖니’같은 부정적  았어요. 휴전선이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죠. 가게도 없고 학교도 없
            인 소리가 없다. 어떤 제한도 없는 자연스러움, 자유스러움만 있을 뿐      었죠. 제가 11살 때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학교가 생겼어요. 학교 건
            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다툼이나 사고 없이 평화롭다. 탁 트인 자연      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방앗간에 칠판 하나 걸어놓고 흙바닥에서
            속에서 몸도 마음도 한층 유해지고 정서가 안정되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거였어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반에서 공부하다 보니
            처음에는 아이들을 숲에 보내고 행여나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어려운 점이 많을 수밖에요. 오전에는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공을
            부모들도 이제는 숲이 어느 곳보다 안전한 배움터임을 인정한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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