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2025 에코힐링 46호_단면(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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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선물하다

15 30 17 00

숲해설 오감체험 프로그램

수줍은 듯 숨어 있는
봄의 향기와 소리를 만나다

오후에는 숲해설사와 함께하는 오감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평소라면 20~30명의 방문객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날은 다른 신청자가 없어 오롯이 세 식구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되었다. 푹신푹신 코르크가 깔린 길을 따라
걸으며 숲해설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길가에는 초록색
화백나무들이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었다. 숲해설사가 걸음을
멈추고 말을 건냈다.
“아직 봄이 안 온 것 같아 서운하지요. 그런데 이 숲속에
수백 마리의 나비가 숨어 있어요.”라며 루페(확대경)를 하나씩
나눠주며 화백나무 잎의 뒷면을 들여다보라고 권했다.
“우와, 나비처럼 보여요!” 정우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숲해설사는 화백나무 잎 뒷면에 있는 나비 모양 무늬가
편백이나 측백과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제서야 낙엽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얼레지,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같은 봄꽃들이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숲속에는 알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가득하다. 계곡물을 건너 속새와 관중
                                    군락을 지나 쉼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흥미로운 체험을 이어갔다.
                                    속새로 풀피리를 만들어 불자 ‘삐이!’하고 맑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칠 줅기에 비눗물을 묻혀 불어 보니 비눗방울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봄바람을 타고 날아다녔다. 정우도 엄마,
                                    아빠도 얼굴이 빨개지도록 후후 불며 숲속의 봄을 만끽했다.  
                                    “정우야 개울물은 어떻게 흐르지?” 엄마가 다정히 물으니까
                                    정우는 “졸졸졸 흐르지”라고 노래하듯 대답했다.
                                    정우의 말대로 졸졸졸 소리나는 곳을 따라가니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친김에 나뭇잎 배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숲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조릿대 잎을 접어서 멋진 나뭇잎 배가
                                    완성했고 맑은 계곡물 위에 띄웠다. 나뭇잎 배는 물살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려 갔다. “잘 가!” 정우가 손을 흔들며 나뭇잎
                                    배를 떠나보내는 모습에 또 한번 봄꽃 같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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