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25 에코힐링 46호_단면(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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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HEALING                                                                                        26 27

 07 00                                             아빠 김준형 씨
                                                     (41세, 연구원)
 숲 속에서 맞이하는 아침
                                      며칠 전에 가족과 함께 일주일간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는데, 차라리
 맑은 새벽 공기 속에서 깨어난 식구들                 국립횡성숲체원으로 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너지 충전!                              이곳에서 보낸 하루가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겼거든요. 어딜 가든
                                      늘 머릿속엔 업무 생각이 떠나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이곳에 머무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동안 일 생각이 거의 나지 않았어요. 15년 전쯤, 아이들 캠프 지원하는
 세 식구는 창문 너무로 스며드는 햇살을 맞으며 저마다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곳을 왔던 기억도 새록새록
 기지개를 켰다. 전날 온종일 숲길을 걸었는데도 몸은 오히려     떠올랐어요. 처음엔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한결 가벼워졌다. 이게 바로 숲의 마법이자 자연의 힘인가 보다.  음식 맛이 조금 걱정됐는데 완전히 기우였습니다. 제가 지금껏 이용해
 눈을 뜨자마자 정우는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빠가      본 구내식당 중 단연 최고였어요. 식판을 두 번이나 다시 채워 먹었을
 동화책 대신 정우를 번쩍 들어 올리며 “로켓 발사!”를 외치자   정도로 제 입에 잘 맞았습니다. 숙소  침구류도 깔끔하고 포근해서
 정우가 까르르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나는 흉내를 낸다.  오랜만에 꿀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마음이 지칠 때마다 이곳이
 오늘은 또 어떤 자연의 선물이 세 식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떠오를 것 같아요. 5월에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어요.
 설렘으로 시작하는 아침, 마치 동화책 다음 장을 넘기듯
 숲속에서 펼쳐지는 세 식구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엄마 장서윤 씨
                                                     (38세, 주부)
Day 2.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장난감이나 휴대폰 영상처럼 강한 자극
                                      속에서 자라다 보니 숲이 전해주는 잔잔한 즐거움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정우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걸 무척 좋아하는
                                      아이라 숲속에서는 혹시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다행히 솔방울과 도토리를 주워 장난감 삼아 놀면서 점점 자연과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얻은 것들로 풀피리도 불어 보고 비눗방울도 날리며 다양한 활동을
                                      즐겼어요.  특히 나뭇잎 배를 만들어 개울물에 띄울 때는 정말
                                      신나하더라고요. 이번 여행은 정우에게도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참, 식사 준비에 쫓기지 않고 가족과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큰 행복이었어요.

국립횡성숲체원 이수성 원장
청태산 해발 850m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횡성숲체원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가 제1호 산림교육센터입니다.
도시의 봄은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리지요.
국립횡성숲체원은 봄을 천천히 즐기기에 그만인 곳입니다.
특히 5월에는 철쭉, 둥굴레 등 야생화들의 천국으로 변모합니다.
짧은 봄이 아쉬웠다면 숲체원에서 한층 더 완연해진 봄의 정취를
여유롭게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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