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에코힐링 12호(2016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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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 시절 예술감성을 살려 서양화를 전공한 황 작가는 아르바이트 겸 동네
해우소 :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 벽화그림을 그리다 환경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버려진 폐기물에 예술적
생명의 순환과 환원 그리고 해우소에서 감성을 덧입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주로 쇠붙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선조들의 지혜와 이 조각이나 깨진 타일 등 거친 소재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다 우연히 바랭이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풀꽃을 발견하면서 작품세계는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2011년 첼시플라워쇼 최고상 및 “혹시 바랭이 풀꽃 아세요? 길거리 여기저기 피어 있는 흔한 풀인데요. 어
금메달 동시수상 느 날 마음을 열고 들여다보니, 인간의 손으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완벽한
조형미가 느껴지더라고요.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어요. 이후 꽃과 나무
12 에 관심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정원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지요.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작
업이었지만, 황 작가는 자신만
의 감각과 기준으로 꽃과 나무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때마침 영국 첼시플
라워쇼 소식을 듣고 참가해보기로 했고 이는 정원 디자이너로서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1827년 시작된 첼시플라워쇼는 세계 최대의 정원 및 원예
박람회로 정원 예술가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통한다. 즉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참가해왔지만, 우리나라에서
는 다소 생소한 쇼였다. 따라서 우리나라 특유의 야생화와 정원을 세계 전
문가에게 제대로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첼시플라워쇼는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어요. 우선 콘셉트를 잡고 디자인을
하고, 영국까지 우리나라 꽃과 나무를 가져가야 하죠. 해외로 씨앗이나 식물
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서류작업이 꽤나 까다롭고 복잡해요. 무엇보다 원하
는 시기에 꽃들이 제때 피는 게 관건이었죠. 섬세하면서도 전문성이 요구되
는 일이지요. 모든 게 비용과 연관되기 때문에 제작비 부담도 크고요. ”
첫 출품에 황 작가는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 해우소’라는 콘셉트로 정원을
디자인해 생명의 순환과 환원 그리고 비움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풀어냈
다. 어린 시절 시골길을 따라 해우소를 가며 느꼈던 감성과 추억을 작품에
녹여냈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황 작가의 생각은 적중했
다. 세계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야생화와 정원에 깜짝 놀라며 감탄했던
것. 결국 아티즌 가든 부문 최고상과 금메달을 동시 수상했다. 영국 BBC
방송국에서 황 작가의 작품을 조명하는 등 우리나라의 정원문화를 세계
에 알리게 됐다. 이듬해 우여곡절 끝에 제작비 지원을 받아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화원’라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60년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본연의 모습을 재현하여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자연의 생명
력을 담아내 전체 최고상과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작가
로 발돋움한 황 작가는 순천 세계정원 박람회를 비롯해,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추구하는 한국 정원 “일본이나 유럽 정원은
예쁘게, 가지런하게 손질
하는 인공미를 추구하지요. 우리나라 정원은 한마디로 게으른 정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