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에코힐링 12호(2016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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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양이 잡은 “스트레이드예요. ‘길 잃은’ 대자연에서의 치열한 30kg이 넘는 거대 배
마지막 희망, PCT 의 스트레이드(Strayed).” 사투와 마음의 치유 낭을 짊어지고 야심차
남편 폴(토머스 새도스키 게 PCT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은 셰릴. 출발 5분 만에 풀린 눈을 하
扮)과 이혼하며, 셰릴(리즈 위더스푼 扮)은 자신 고 속으로 외친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일반 남성 트레커의 삼분의 일밖에 못 걷
의 새로운 성(姓)을 ‘스트레이드’로 지었다. 그 서 고 텐트를 펼친 것도 짜증나는데, 버너에 쓰지
못하는 연료를 가지고 와 차가운 죽을 먹어야 하
글픈 단어처럼, 그녀 인생은 하릴없이 표류하고 는 처량한 신세. 설상가상 낯선 환경은 셰릴의
가슴을 바짝 옥죈다. 그러나 나를 되찾기 위해
있었다. 묵묵히 곁을 지켜줬던 폴은 끝내 활화 꾸린 여장을 어찌 쉽게 풀쏘냐. 귓가를 간질이는
유혹에도 셰릴은 꿋꿋이 앞으로 나아간다.
산처럼 폭발했고, 이혼이라는 재앙이 찾아왔다. 관련 서류를 우체통에 넣고 각자의 길로
들어서기 전, 서로를 부둥켜안은 두 사람. “아찔할 정도로 멋진 7년이었어.” 폴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 셰릴은 결국 눈물을 터뜨린다.
사달의 발단은 엄마 바비(로라 던 扮)의 죽음이었다. 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셰릴에게 바비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엄마의 이혼으로 말미암아 가난이
들이닥쳤지만 서로를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대로 먹고살 만해지자 엄마는 늦
깎이 학생이 됐고, 셰릴은 폴과 결혼했다. 이제야 행복이 찾아오는가 싶었다. 그러나 운명
은 잔인했다. 바비 척추에 암이 자라고 있었다. 1년 남았다는 의사의 예상과 다르게 엄마
는 한 달 만에 셰릴 곁을 떠난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중심이 사라지자 셰릴의 삶은 길을 잃었다. 집에서 뛰쳐나왔고, 많은 남자들과 바람피
웠고, 마약에 손댔다. 폴과 이혼했고, 세상을 저주했으며, 자신을 함부로 다뤘다. 그리고
친구 에이미에게 태기(胎氣)가 있음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자
셰릴은 절규한다. 강하고, 책임감 있고, 꿈이 있었던 과거의 당당한 자신은 어디로 사라졌
단 말인가. 그 순간 강한 충동이 그녀 가슴을 가득 채운다. 방금 전 마트에서 자신을 매
료시켰던 PCT 소개 책자, 그 표지에 실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던
딸로 돌아가자. 셰릴은 에이미에게 말한다. “그 마트로 돌아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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