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23호]2019+에코힐링+여름호-최종본-고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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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정원’ 초창기 모습           중국 장쩌민 전 주석 방문
                                                               린 중년 여성 등 정원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었
                                                               습니다. 각자 자신의 눈으로, 마음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며
                                                               감동받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정원 관람 후, 성 원장과의 만남을 청하
                                                               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성 원장은 기꺼이 반갑게 맞아주

                                                               며 차 한 잔에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데, 이때가 그에
                                                               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나이, 성별, 국적, 문화가 달라
                                                               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통해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게 바로 ‘생각하는 정원’이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 조화는 스스로 ‘농부’라고 말하는 성범영 원장의 뚝심  하고 조성한 이곳은 세계 유명한 조경학자와 분재학자들  2015년 중국 ‘역사와 사회’ 교과서에 성 원장 스토리가 소  “이곳에는 500점 이상의 분재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과 열정 그리고 세심한 손길로 하나하나 이뤄졌다.   도 감탄하는 정원으로 성장했고, 이는 오롯이 50년간 한  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생각하는 정원’은 중  분재는 제때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얼마 안가서 죽습니
 “1968년부터 제주시에서 4시간은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우물을 파온 성 원장 뚝심이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국을 시작으로 수많은 세계 유명인사들과 교류의 장으로   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생각을 바꾸고 다듬

 황무지에 손수 나무를 심고 돌담을 쌓았습니다. 초반엔 8  거듭나며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지 않으면 빨리 늙게 됩니다. 생각하는 정원은 아직 완성
 년간 수도나 전기도 전혀 들어오지 않아 고생이 많았습니  아름다움으로 세계를 하나로 잇다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가장 제주다운 이곳에서
 다. 지금까지 공사에 들어간 돌과 흙의 양이 15t 트럭으로   정원의 아름다움에   생각의 뿌리에 물을 주는 농부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만나 문화와 예술을 교류하며 끊임
 1만대 분량입니다. 주변에서 두루외(미친놈이라는 제주방  그의 깊은 인생 스  “이곳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정원이 아니라 생각하며 관  없이 성장해가고 있기 때문이죠.”
 언)란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공사 중간에 몇 번이나 크  토리가 더해져서일  람하는 공간입니다. 천천히 둘러보며 작품에 담긴 철학  가벼운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우
 게 다치기도 하고, IMF 한파 때는 경매로 넘어가 큰 아픔  까? 자극적이고 화  과 가치를 생각해보세요. 어느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리만의 것을 찾아 새롭게 창조할 때, 비로소 세계적인 경
 도 겪었죠. 그럴 때마다 저를 잡아준 게 바로 무럭무럭 자  려한 제주도 관광   보게 된답니다.”       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하는 성범영 원장. 앞으로 전
 라는 나무였습니다. 저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용기와 희망  상품들 속에서 ‘생각  누구나 탐방로를 걷다 보면 낡은 패랭이 모자를 쓰고 정  세계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원’ 하나만을 보기 위해 한국을
 을 주었습니다. 정원을 만들며 제가 느낀 희망과 삶의 의  중국 교과서에 소개된 성범영 원장 스토리  하는 정원’은 오히려   성스레 나무를 가꾸는 성 원장과 마주치게 된다. 지난 50  찾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난 50년만큼이나 앞

 미를 이제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 가치가 더욱 빛났다. 세계 언론은 불모지에서 꽃피운 한   년 동안 새벽부터 해 질때까지 한결같은 그의 모습이다.   으로 50년간 ‘생각하는 정원’이 써나 갈 아름다운 스토리
 1968년 감귤 밭을 가꾸며 한쪽에 분재를 기르기 시작  농부의 ‘혼불’이라며 찬사를 아까지 않고 있다.   성 원장은 관람객들이 예쁜 사진을 찍거나 겉모습만 감상  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 성 원장은 제주의 거센 비바람과 싸우며 열정을 담  “1995년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이곳  하지 말고,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아름다움 이상의 소
 아 1992년 분재예술원을 개원했고, 2007년 한중수교 15  은 세계적 명소로 성장했습니다. 이곳을 둘러보고 농부 한   중한 가치를 배웠으면 한다고 강조한다. 정원 곳곳에 그의
                                                                               Mini interview
 주년 및 개원 15주년을 맞아 ‘생각하는 정원’으로 재단장  명이 고군분투하여 세계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며, 가서   철학과 소신이 담긴 글귀를 넣은 것도 관람객이 조금 더
 했다. 정원 곳곳에 `창조, 예술, 철학`을 테마로 성 원장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지시를 했고 이후 중국 당과 정부,   깊게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한 그의 따뜻한 배려였다.   성범영 제주도 생각하는 정원 원장
 이 정원을 만들며 깨달은 삶의 지혜와 철학을 스토리텔  군인들에게는 한국 방문 시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꽃과 나무를 심으니 자연스럽게 나비와 새들이 모이고,   “책보다 숲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운다고 합니다. 빠

 링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아름다운 정원  ‘생각하는 정원’은 장 전 주석의 방문을 시작으로 후진타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한겨울 추위  르게 변하는 세상일수록 아무 생각없이 기계적으
                                                                                로 살기 쉽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멈추고, 조용히
 에 그의 철학과 인생을 녹여냈다고 할 수 있다. 조경학이  전 주석,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일본 나까소네 전 총리  에 떨면서도 세 시간 동안 꼼꼼하게 글을 읽고 사색에 잠  여유롭게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나 분재 관련 학위없이 독학으로 공부하고, 전국 유명한   대신 등 수많은 외교사절과 국내외 명사들이 다녀가면서   긴 외국인 학생, 어른 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멋진 소감을   나무와 꽃의 겉모습이 아닌 그 안에 담긴 것들을 마
                                                                                음으로 깊게 느낀다면 분명 소중한 것을 얻어 가실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배워 익히며 성 원장이 직접 설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극찬을 받아왔다. 특히   남긴 초등학생,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눈물을 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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