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1. 에코힐링 34호(2022년 봄)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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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사람





          나이를 거스르는 열정                             한 분야에 평생 몸담은 장인들의 시선에서는 ‘고작
          거짓 없는 제품을 만드는 자부심                       10년’ 밖에 되지 않은 초보일지 몰라도, 정신만은
          환갑을 넘은 나이지만, 열정은 불타올랐다. “축령             그들을 닮아있다. 인생을 살아오며 쌓아온 연륜에
          산 근방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편백을 배우기              청년과 같은 열의가 더해지면서 임태용 대표의 손
          위해 교육장을 찾았습니다. 강의를 듣고, 관련 전             끝에서는 순수함 가득한 숲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
          문 서적도 읽으며 밤낮으로 공부했어요. 힘들다는              탄생한다.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편백에 대해 열심히 배             나무가 미생물과 해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웠지만, 사업화를 위해서는 원액 추출기가 필요했              위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
          다. 젊은시절 기계로 밥벌이를 해왔던 그이기에 국             다. 특히 편백의 피톤치드는 최고로 꼽힌다. 임태용
          립장성치유의숲에서 보았던 추출기의 작동 원리를               대표가 추출하는 편백수와 편백오일에는 축령산
          기억하고 있었고, 기억을 더듬어 직접 만들기 시작             편백의 기운이 가득 담겨있다.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결국 완성해낸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물을 많이 넣는 일은 절대
          추출기는 ‘엑기스 제조 장치 및 제조 방법’에 대한            없다. 좋은 성분을 최대한 많이 담고, 자연에 가깝
          특허까지 획득하며 높은 성능을 인정받았다.                 게 한다. 제품의 성능, 합리적인 가격 등 모든 면에

          “늘그막에 시작한 일이기에 큰 욕심은 없습니다.              서 경쟁력이 높고, 편백에 대한 사랑 또한 가득 담
          그저 제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지              겨 있다. 이를 알아본 국립장성숲체원에서도 편백
          요. 아무리 작은 소품이라도 숲의 기운을 담기 위해            봉과 편백수, 지압기 등 여러 가지 소품을 함께 만
          정성을 들입니다.”                              들어내고 있다.
                                                                                                                                  2







                                                                                                                                 아낌없이 주는 편백나무에게 배우는                      가지치기를 위해 베어진 나뭇가지를 정리해서 가

                                                                                                                                 함께하고 나누는 즐거움                            져온다. 꽃가루가 없는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베어
                                                                                                                                 자연을 그대로 담는 편백 추출이기에 그 과정은 단             진 품질 좋은 것들만 사용한다. 소일거리 수고비를
                                                                                                                                 순하다. 잎과 잔가지를 파쇄하고 깨끗하게 세척하              받은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여 12시간 이상 훈증한다. 이렇게 나온 원액을 편            “이곳의 편백나무는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을 주
                                                                                                                                 백수와 오일로 분리해내면 끝이다. 하지만 적정한              고, 함께하는 기쁨도 줍니다. 저는 이렇게 좋은 것
                                                                                                                                 양과 작업 시간, 온도 등이 품질을 좌우한다. 임태            을 더 좋게 좋게 만들고, 함께 나누는 겁니다. 그 과
                                                                                                                                 용 대표가 현장에서 쌓아온 보물 같은 노하우다.              정에서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하니 저는 편백 덕분에

                                                                                                                                 깨끗하게 걸러지고 남은 원액은 천연 염색 재료로              얻는 것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이용하거나 족욕 체험 등에 사용하고 비누도 만든              행복이라는 큰 보상을 함께 얻었다는 임태용 대표
                                                                                                                                 다. 훈증이 끝난 잎은 방충 효과가 있는 훌륭한 비            는 그 즐거움을 계속 누리고자 오늘도 축령산 어귀
                                                                                                                                 료가 되기 때문에 주변 감나무 농장에서 가져간다.             에서 편백의 정수를 제대로 담고 있다.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작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는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다. 축령산 편백
                                                                                                                                                                         1         축령산편백 임태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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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 HEALING  2022 SPRING  VOL_34                                                                                                                                                                                 54ㅣ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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