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에코힐링 5호(201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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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사람이 사는
것은 당연함 한의학과
산림치유
양적인 산은
바위가 많고 최근 들어 사람들의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나무가 적음 산을 찾는 목적이 예전에는 레저였다면 최근에는 건강증진
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숲의 치유효과에
음적인 산은 대한 갖가지 궁금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림치유의 기본
바위가 적고 원인을 현대의학에서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이라고 여길
나무가 많음 것이다.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원래 숲에서 사람이 사는 것
을 당연하다고 여겨서인지 숲의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기
술이 없었다. 여기서 잠깐, 한의학의 출발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는 ‘자연의 무한한 생명력을 관찰하면서.
자연에서 배운 지식을 인체에 적용하여, 인체도 자연과 마
찬가지로 자연에 순응함으로써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고 말한다. 자연에서 배운 지식을 인체에 대입하여 이해하
려는 것이 한의학 입장에서 말하는 ‘천인상응(天人相應)’이
다. 천인상응에서 ‘천(天)’은 하늘을 의미하기 보다는 자연
을 의미한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대응되고 자연의 변화에
따라 반응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자연이 주는 영향을
인체가 받게 되는데 건강한 자연의 기운은 그대로 인체 내
에 좋은 기운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한의학의 여러 이론을 산림치유와 접목시킬 수 있
겠다.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이론을 중요시하는데 사람에게
도 음양이 있다고 본다. 가장 건강한 상태를 ‘음양화평지인
(陰陽和平之人)이라 한다. 음양의 조화가 깨지면 병이 생긴
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음이 허하고 양이 강한 양증은 얼
굴이 붉고 입이 마르고 몸에 열이 많아 찬 것을 좋아한다.
그것에 반해 양이 허하고 음이 강한 음증은 눕기를 좋아하
고 소변량이 많고 추위를 잘 탄다.
산에도 양적인 산이 있고 음적인 산이 있다. 양 기운이 많
은 산은 바위가 많고 위로 쑥쑥 솟아 있고 나무가 적은 반
면, 음 기운이 많은 산은 능선이 둥글고 바위가 적고 나무
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산 중에 양 기운이
많은 대표적인 산은 설악산이고, 음 기운이 많은 산은 지리
산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산림치유와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보자. 인체에 양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양기가 많은 설악산을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산림욕 시간도 양기가 가득한 낮에 하는 것이 좋다.
음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지리산 같이 음기가 많은 산이 좋
고, 산림욕 시간은 아침이나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