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23호]2019+에코힐링+여름호-최종본-고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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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에서 찾은 행복
치유·힐링을 넘어 접근했던 내 시야가 너무 좁았다는 것을 알았다. 치열한 교육에 수상까지 더해지니 기쁨이
경쟁 사회에서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와 사회적 약
공존하는 삶을 배우다 자를 위한 바우처 제도 등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 중심 더욱 컸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날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나무 사이
의 산림정책을 새로 알게 되었다. 학교숲, 청소년 대상 로 불어오던 바람이 선연하다. 그
2014년부터 매년 산림교육 ・ 치유 체험수기 공모전을 통해
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듣고 지금까지 몰랐던 바람이 얼마나 고맙던지 번잡한
숲에서 건강과 행복을 찾은 따뜻한 이야기를 공유, 전파해오고 있다.
내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자연 친화적인 숲놀이 일상과 걱정거리를 내려놓을 수
이번 호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권영미 씨가 숲에서 배운
교육, 나무를 활용한 협력활동 중심의 숲밧줄 놀이, 나무 있었다.
공존하는 삶과 힐링 이야기를 소개한다.
와 꽃 이야기, 감성 표현 교육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
글+사진 권영미 2018 제5회 산림교육치유 체험수기 공모전 동상 수상자 벤치 위에 누워 별들에 시선을 빼
는 맞춤형 생태교육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게 앗기고 풀벌레 소리를 듣다 보면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교육을 넘 밤이 깊어졌다. 숲이 주는 평화로
최근 산에 자주 오른다. 산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어 마음 치유까지 받을 수 있는 국립횡성숲체원에 자주 움에 마음을 비우고, 소음에서 벗
예전에는 산 공기가 주는 상쾌함을 즐기기도 했지만 운 방문하리라 다짐을 하게 됐다. 어난 고요한 산과 바람에 실려 오
동이 1차적인 목적이었다. 요즘엔 숲에서 들려오는 이 뿐만 아니다. 연수 기간 내내 숲길 트레킹을 하며 편백나
위/아래_ 국립횡성숲체원의 교직원 대상 산림교육 프로그램 던 그윽한 향기에 취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러면 국
야기에 귀 기울이고 나무와 꽃을 들여다보며 걷다 보니 무 향에 몸을 맡겨 마음 속 상념과 헛된 욕심을 잊고 숲 립횡성숲체원 곳곳에 보물처럼 숨겨진 숲길 추억이 함께
자연스레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젠 나뭇잎 사이로 이 주는 치유와 힐링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은 행복 소환되어 행복하다. 이후 숲놀이와 자연의 신비로움을
바람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 그 자체였다. 자연이 아주 긴 시간 동안 그들의 생명을 교재 재구성을 통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인다. 앞만 보며 열심히 걷는 대신 길가에 자란 나무들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숲해설을 들으며 소중함과 그 사랑스러움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냥 스쳐
을 본다. 칡의 양 옆이 비대칭인 것을 확인하며 감탄하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관점으로 자연 지나기엔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고, 떡갈나무인지 상수리나무인지 구별하는 재미도 쏠쏠 의 생명력을 풀어낸 새롭고 참신한 시간이었을 뿐만 아 글로 남긴다. 기록의 과정을 거치면 나무와 꽃들이 내 마
하다. 바위틈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를 보면 척박한 환 니라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싶은 프로그램들로 가득했다. 음 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그렇게 자연이 내 품속에 들어
경에서 뿌리를 내리고 이렇게 자라기까지 얼마나 온 힘 교육이 끝난 후, 밤이 되면 벤치로 나왔다. 시원한 공기 온다.
으로 버텨냈을 지 그 생명력에 칭찬을 해준다. 이름없는 를 마시며 그날그날 배운 내용을 기록하고 배운 점을 정
풀꽃도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이름을 찾고 기탁한 생명 리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자연과 숲에 대한 다양한 접근
력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사실 그동안 나는 식물을 과 함께 실천 가능한 교육활동이 많아서 교수 학습자료
참 몰랐다. 나무를 보면 ‘아, 좋다’, 꽃을 보면 ‘참 예쁘네’ 를 제작하고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하고 그냥 스쳐갔다. 남편이 나무와 꽃 이름을 알려줘도 산림교육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제5회 산림교육치유
‘아, 그래!’하고 그만이었던 내가, 이젠 나무와 꽃이름을 체험수기 공모전 소식을 들었다. 마침 블로그에 그날그
제법 알고 관찰한다. 이렇게 나무와 꽃에 관심을 갖게 된 날의 배움을 기록해 두었기에 자료를 정리하여 공모전에
것은 국립횡성숲체원의 산림교육 연수 덕분이었다. 참여했다. 내가 받은 산림교육의 치유와 힐링, 배움과 공
유래가 드문 폭염과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 기온 존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라
현상으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 고 생각했다. 숲 자체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을 한
끼면서 생태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산림교육 연수를 아름 받고 아이들과 더 좋은 수업을 만들어갈 배움을, 소
신청했다. 수업을 받으면서 산림교육을 생태교육으로만 중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좋은 그날그날 숲에서 배운 힐링과 치유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필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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