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에코힐링 5호(201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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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vol.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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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 문제로 시끄럽다. 회사는 창립 이래로 가장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직원들 스스로는 괴
            리에 빠져 의욕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노사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선 불신 대립
            구도로 굽히지 않았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변화시키려고 며칠을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서로를 믿고 이해할 수 있을
            까?’ 고민 끝에 회사 안에서 답을 찾을 게 아니라 회사를 떠나 밖에서 답을 찾자는 결론을 내렸
            다. 회사 안에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하다 보니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회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 가서 허심탄회한 대화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았다. 그러다 발견한 곳
            이 바로 ‘축령산자연휴양림’이었다. ‘숲 속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서로의 마음을 얘기한다면 하
            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는 기대로 ‘숲 속 워크숍’을 기획했다. 서둘러 축령산 휴양림을 예약했
            다. 다행히 숙소 중 가장 큰 ‘축령관’과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힐링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키 큰 잣나무가 즐비한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우리를 기분 좋게 맞아 주었다. 회사의 콘크리트 회
            의실이 아닌 통나무로 된 회의실은 답답했던 우리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듯했다. 그렇게
            점차 우리는 노와 사를 떠나 같은 회사 사우가 되어갔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긍정의
            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 누구나 행복할 기회는 있지만 그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본인
            의 선택과 노력에 따른다.’는 내용에 모두가 공감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마술, 셀프 마사지법을 배우며 축령산자연휴양림 산신령이 자다가 놀랄만
            큼 큰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우리는 숲 속에서 맘껏 힐링타임을 즐겼다. 다음날 수염 없는 산신
            령같은 숲 해설가 두 분과 함께 숲 체험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숲 체험 전에 실시된 레크리에이
            션! 동아줄을 이용한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우리는 ‘아름다운 숲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무, 계곡,
            동물, 풀, 돌 등 모두 있어야 하며 하나라도 없으면 숲 생태계는 무너진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
            였다. 특히 ‘함께 만드는 동료 무릎 의자’는 ‘하나가 될 때 가장 튼튼하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숲
            해설가를 따라 떠난 힐링 코스에서 우리는 자연을 보고 들으며 함께 교감했다. 숲 체험을 마치고
            다시 축령관 앞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따로가 아니라 함께였다.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서의 1박 2일은 회사에서 풀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줬다. 그 기억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일에 부딪쳐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될 때마다 교훈으로 떠오를 듯하다. 우리는 하나
            가 되기 위해 숲으로 떠났고 숲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비록 30명의 적은 인원이었지
            만 우리가 만든 화합의 시간들이 회사 내에서 작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따로가 아닌 함께! 그
            리고 나보다 우리를 위해 하나가 되면 더 단단해지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이 움직임이 나비
            효과처럼 회사 내 고질적인 병폐를 씻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숲 속 워크숍’은 우리 모두에게 변
            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우리는 또 숲으로 떠날 것이다. 이번에는 30명이 아닌 300명
            아니 회사 전체가 순차적으로 떠날 수도 있다. ‘숲 속 워크숍’은 사무실에서 보지 못했던 서로의
            아픔을 볼 수 있었고 하나가 되어야만 아름다운 자연의 순리를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만약 사무실에서 서로가 소통하지 못한다면 숲으로 떠날 것을 추천한다. 숲은 언제나 모든 이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피톤치드를 가득 머금고 기다리고 있다.

                                           이 글은 산림청과 녹색사업단에서 지난 1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실시한 [산림치유 체험수기 공모전] 응모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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