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에코힐링 5호(201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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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ecohealing magazine

할아버지 어릴 때는
뭐하고 놀았어요?

그 동안 사는 일이 바쁘고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짬을 낼 여   러보기로 한 가족들. 수북이 쌓인 낙엽들 밟으며 바스락 소리 들
                                      어보기, 킁킁 나무냄새 맡아보기, 누가 먼저 숲길 올라가나 경주
유조차 없었던 두 어르신. 모처럼 공기 좋은 곳에서 산림욕도 하   하기 등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재미거리를 찾아내는 모습이
                                      정겹다. 숲 한 가운데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그 동안 갈고 닦은 태
고 바람소리 들으며 잠을 청하니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른단다.    권도 시범을 선보이던 민기와 명기는 감춰뒀던 현란한 춤 동작으
                                      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웃게 만들었다. 두 어르신에게는 네 아이
“우리 어릴 때는 집 앞이 다 논이고 뒤로는 산이라 하루 종일 뛰  들이 생활의 활력소이자 살아가는 이유다. 그런 만큼 세상 그 누
                                      구보다 소중하고 귀한 손자, 손녀들인 것이다. 그런 마음을 아이
어다니며 놀았어요. 텔레비전도 없고 장난감도 귀한 시절이었지     들도 잘 이해하는지 부광이, 명기는 꼭 할머니 옆에서만 자는 ‘할
                                      머니 바라기’이고, 민기는 할아버지와 의기투합이 잘 이루어지는
만, 다들 재미난 놀 거리를 스스로 찾아가며 놀았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 마니아’라고. 몇 해 전 부모님을 여읜 손주들을 거두면
                                      서 먼저 간 딸의 몫까지 잘 키워주겠노라 다짐했던 김흥수, 배선
그 이야기를 잠자코 듣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 어르신은 지금처럼 활발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가 세상에서
고 있던 민기가 “그럼    최대한 재미거리를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할아버지 어릴 때는 뭐

하고 놀았어요?”라고     찾아내는 모습이
묻자, 꿀밤 치기, 도토리  정겹다
줍기, 얼음 지치기, 팽

이 돌리기 등등 김흥수 할아버지의 재미난 어린 시절 이야기보따

리가 열리기 시작했다. 내친 김에 재미난 놀 거리가 없나 숲을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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